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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毛四割法

비둘기 ... in 전날의 섬 by 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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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6.20 21:59:35

전날의 섬 (하) p.458-p.471
도저히 이해 안가는, 난데없이 부연 설명이 추가가 된 비둘기의 의미 설명...
장장 14페이지에 걸쳐서 ...
비둘기의 의미가 로베르또, 아니 다프네...더 나아가 이 책에 있어서
복선의 의미가 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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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로 말하자면 먼저 더오르는 것은 당연히 고대 이집트의 비둘기다. 이집트의 비둘기는 호라폴론의 '히에로글리피카-신성문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비둘기의 많은 특징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그 극도의 순수함이었다. 그래서 역질의 독이 사람과 짐승에 미치면 비둘기 고기를 먹어야 해독이 가능했다. 비둘기 고기가 해독제 노릇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담낭(모든 동물들이 몸에 지니고 있는 간 바로 밑의 독 주머니)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플리니우스의 말에 따르면 비둘기는 병이 들면 월계수 잎을 물어뜯음으로써 그 병을 낫운다. '다프네'가 무엇인가? 바로 월계수 아닌가? 이로써 벌써 충분하다.
그러나 비둘기는 순수하면서도 색정을 상징하는 날짐승이리도 하다. 그 까닭은 비둘기는 지쳐 쓰러질때까지 색욕을 밝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비둘기는 하루 종일을 입맞춤으로 시새되(그것도 서로 뒤엉킴으로써 그 효과를 배가시키되) 서로 혀를 꼬기까지 한다. 그래서 온몸이 혀라느니, 비둘기식 입맞춤이니 하는 등의 호색적인 표현이 호사들 입을 오르내린다. 시인들이 쓰는, 비둘기식 사랑이라는 말은 비둘기 같이 하는 격렬하고도 빈도가 높은 사랑을 뜻한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로베르또 역시 다음과 같은 시구를 대한 적이 있으리라는 것이다.

'침대를 들면 뜨거운 연인들은 재주를 다하여/ 온기와 격렬한 열망을 나눈다/ 한쌍의 비둘기처럼/ 온 마음으로 열망하고, 입맞춤을 나눈다, 불타는 입맞춤을...'

한 처음의 이야기로 말머리를 삼아 보자. 비둘기는 퀴프로스 섬 이야기에서부터 등장한다. 퀴프로스라면 베누스의 신도다. 아플레이우스는 물론, 그 이전이 작가들도 베누스의 수레를 끄는 것은 빛 비둘기들이라는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비둘기는 그 유명한 색정의 기질 때문에 베누스의 신조라고 불린다. 어떤 작가의 기록에 따르면 그리스에서 비둘기는 '페리스테라'라고 불리는데, 이것은 에로스가, 베누스의 지극한 사랑을 받던 요정 페리스테라를 비둘기로 전신시켜 버린데서 연유한다. 페리스테라는, 꽃 꺾기 겨루기에서 에로스를 패배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아풀레이우스의 말에 따르면, 베누스가 페리스테라를 '사랑했다'고 하는데, 이게 대체 무슨 해괴한 말인가?

아엘리아누스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비둘기는 베누스에게 바쳐짐으로써 성별된 새다. 베누스가 리비아로 행차하느라고 상공을 지날때면 시칠리아의 에뤽스 산정에서는 큰 잔치가 벌어진다. 이날 시칠리아에서는 비둘기를 볼 수 없다. 비둘기라는 비둘기는 모두, 여신을 수행하느라고 바다를 건너가고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아흐레째가 되면 비둘기들은 리비아 해안에서 트리나크리아로 날아온다. 아나크레온에 따르면, 이때 많은 비둘기들이 트리나크리아로 날아오는데 그 비둘기 중 유독 한 마리만은 붉기가 불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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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정적이기는 하지만 비둘기 만큼 삼가는 동물도 또 없다. 비둘기는 절대로 간음하지 않는다. 비둘기의 부부간 정절 지키기는, 이교도 프로페르티우스와 테르툴리아누스에 의해서 일찍이 확인된 바 있다.이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흔하지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일단 암컷의 간음을 의심하게 되면 수컷은 심술을 부리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목소린ㄴ 처연해 지고 부리질은 사나워진다. 그러나 오래는 가지 않는다. 잠깐 뒤면 그것을 보상받기라도 하려는 듯이 수컷은 암컷에게 갖은 아첨을 다 부리면서 그 주위를 뱅글뱅글 돈다. 질투로써 사랑을 강화시키고, 이로써 부부의 관계를 새롭게 하고, 철마다 열렬한 입맞춤의 사랑을 되살려 내는 이러한 비둘기의습성이 내게는 대단히 아름답게 보이는데, 모르기는 하지만 로베르또에게도 그렇게 보였기가 쉽다.
부부간 정절의 약속에 다름 아닌 이 같은 비둘기의 모습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이 정절은 하나가 죽은 뒤에도 계속 된다. 하나가 죽어도, 남은 하나는 죽을때까지 다른 비둘기와 짝을 짓지 않는다. 그래서 비둘기는 과부 수절의 상징으로 선택되기에 이른다.
페로가 들려주는 과부 이야기에 이런 것이 있다. 남편의 죽음에 심히 상심한 과부는 흰 비둘기르 ㄹ무수히 주위에다 두고 흰 비둘기로부터 삼가는 태도를 배우고자 했다. 왜 하필이면 흰 비둘기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그 과부가 한 말은, '돌로르 논 콜로르'였다. 중요한 것은 슬픔이지 색깔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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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의 또하나의 매력적인 일면이 '트레피디타스(소심함)'이다. 이것은 비둘기의 그리스 이름 '트레론'에서 온 것이고, 이 트레론은 트레오(나는 떨면서 도망친다)에서 나온 말이다. 호메로스, 오비디우스, 베르길리우스도 언급한 바 있거니와 '소심하기는 폭풍우속의 비둘기 같아...', 우리는 비둘기가 늘 독수리나, 독수리보다 더 지독한 매에게 위협을 받으면서 산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발레리아누스는 비둘기가 위험한 곳에다 둥지를 만드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했다. '세쿠라 니디피카트(안전한 둥지)'라는 명구는 이래서 생긴 것이다. 예레미아도 이를 염두에 두었던지 '시편 55편'에서 '비둘기처럼 날개라도 있다면 안식처를 찾아 날아가련만...'이렇게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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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는 소심하고 양순하면서도 뱀 같은 지혜 또한 갖추고 있다. 따라서 만일에 전날의 섬에 용이 살고 있다면 불비둘기도 그 용에게서 어떻게 목숨의 안전을 꾀하는지 알고 있을 터였다. 비둘기가 늘 수면 위를 나는 것은 매의 습격을 받게 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인듯하다. 만일에 위에서 매가 덮쳐 내려오면, 그 매의 모습이 수면에 비칠 것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비둘기는 스스로의 안전을 보전하는데 지혜롭다는 것이 아닐는지...
이러한 갖가지 특질에 보태어 비둘기는 신비한 상징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굳이 대홍수 이야기까지 꺼내어 독자를 따분하게 만들고 싶지 않지만, 올리브 잎을 물고 옴으로써 노아에게 홍수가 빠지고 있는 것을 알린 새도 바로 평화와 평온을 상징히는 비둘기였다.많은 성서의 기자들에게 비둘기는 '마테르 돌로로사(애통해 하는 성모)'의 상징, 성모가 흘리는 속수무책인 눈물의 상징이었다. 성모를 나타낼때는 '인두스 에트 엑스타라'라는 말도 자주 쓰이는데 이것은 그분이 안팎으로 정결하셨다는 뜻이다. 비둘기는 때로는 부리로 자신을 묶은 밧줄을 쪼는 날짐승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말하자면, '에락토리 리베라 빈쿨드(사슬에서 풀려 자유로워진)'인 것인데 여기에서 비둘기는 문득 죽음에서 부활한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우뚝 선다. 게다가 비둘기는 해가 저물어야 그 둥우리로 돌아오는데, 이것은 밖에서 밤을 맞기가 두려워서 그러기도 하려니와, 죄의 얼룩을 다 닦기 전에는 죽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쯤 해서 요한의 가르침 한마디를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는 하늘에서 성령이 바둘기처럼 내리는 것을 보았다.'
로베르또가 아름다운 비둘기와 관련된 명구를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그것은 우리도 모른다. 비둘기와 관련된 명구 중에는, 비둘기가 제 깃털을 뽑아 어린 것들을 위해 부드러운 깔개를 만들어 준다는 뜻에서 생긴 '몰리우스 우트 쿠반트(보료같이 부드러운 새)'라는 명구도 있고, 태양을 향하여 솟을 때 빛을 뿜는다는 뜻에서 생긴 '루체루치디오르(빛을 맏아 더 밝게 빛나고)'라는 명구, 힘을 아끼느라고 날때 한쪽 날개는 접어 둔다는 뜻에서 생긴 '퀴치트 인 모튀(미동도 하지 않는다)'라는 명구도 있다. 넘치는 사랑을 다 나태낼 길이 없어 아예 투구에다 두 마리의 비둘기가 깃들여 있는 그림을 그리고 그 옆에다 '아미카 베누스(베누스의 사랑)'라는 명구를 쓰고 다니는 병사가 있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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